칼럼
  • [Times] 볼-플레잉 골키퍼들의 시대에 체흐의 자리는 없다
  • 첼시 FCClaude Makelele | IP 39.7.***.240 | 조회 453 | 추천 7 | 작성일 2018-08-17 14:45:39 | 이 게시물을 신고합니다. 신고하기
  •  

     

     

    [By James Gheerbrant]


    페트르 체흐는 여가 시간에 드럼 치는 걸 좋아한다. 그의 채널은 4만 6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흐는 이 채널에 종종 너바나, 스테로오포닉스와 푸 파이터스의 노래를 업로드한다. 퀸 소속의 로저 테일러의 연주도 올린 적 있다. 골키퍼가 근본적으로 타악기와 유사한 점이 있다는 걸 감안했을 때, 체흐의 취미는 골키퍼라는 포지션과 기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업로드 한 노래들처럼 체흐는 전형적인 '올드 스쿨' 골키퍼다. 그러나 현대 축구는 골키퍼들에게 단순한 타악기가 아닌,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골키퍼들은 조율하는 현악기가 되어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 개막전에서 체흐는 녹다운 된 모습을 보여줬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체흐의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후방에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 축구를 아스날에 입히고 있다. 체흐가 에메리의 축구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마테오 귀앵두지에게 패스를 건네받은 체흐는 왼발로 팀원에게 패스를 넘기려 했으나 실수를 범했다. 공은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스치며 나갔다.

    왜 이 장면이 문제가 되는가? 당연히 골키퍼의 제 1 덕목은 슈팅을 막는 것이잖은가? 정답은 지난 몇 시즌 간 프리미어 리그를 휩쓸고 있는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 때문이다. 과거에는 후방에 압박이 거의 없었고 팀은 손쉽게 공을 전개할 수 있었다. 이제 점점 많은 팀들이 높은 지역(상대 진영)에서 공을 따내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골키퍼는 압박을 받고, 상대 팀은 골키퍼가 수비수에게 할 수 있는 손쉬운 패스 루트를 차단한다. 결국 발로 공을 잘 다루고 패스를 잘 하는 골키퍼들이 필요하게 됐다.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들의 패스 성공률은 2009-10 시즌의 43.4%에서 지난 시즌의 54.3%까지 상승했다. 발밑과 패스가 부족한, '순수한 의미의 골키퍼'는 이제 도태된 종이 되고 말았다. 이제 그런 골키퍼들은 기동성 좋고 공격적인 공격수들의 먹잇감이 되어, 압박 받아 공을 넘겨주거나 실수를 범할 뿐이다.


     

     



    그리고 축구에 부는 미묘한 변화는 이적 시장에서도 뒤늦게나마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수 년 간 골키퍼들의 가치는 저평가됐지만, 이번 여름에는 달랐다. 케파 아리사발라가와 알리송 베케르는 각각 £71.6m과 £65m이라는, 프리미어 리그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현대적인 볼-플레잉 골키퍼다. 마우리치오 사리와 위르겐 클롭 감독은 1년 전 에데르송을 영입했던 펩 과르디올라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새 골키퍼를 영입했다: 골키퍼를 교체하는 건 단순히 실점을 덜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플레이 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한 때는 체흐가 미래 지향적인 골키퍼였던 시기가 있었다. 이번 주말, 그는 역사를 써내려갔던 경기장으로 돌아간다. 토요일에 우나이 에메리의 아스날은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을 떠난다. 체흐는 첼시에서 프리미어 리그를 네 번, FA 컵을 네 번,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를 각각 한 번씩 우승했으며 골든 글러브를 세 번 수상했다. 영국/아일랜드 출신이 아닌 선수 중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마크 슈워처, 실뱅 디스탱과 브래드 프리델 밖에 없다. 그리고 체흐는 이 세 선수보다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첼시 시절 체흐는 팀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선수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도 아니었기에 그의 가치는 다소 평가절하 되고 있다. 당시 첼시에서 체흐보다 중요한 선수들이 있었겠지만 체흐만큼 오랫동안 기량을 유지한 선수는 없다.

    2015년 8월 아스날이 체흐를 영입할 당시, 그의 영입은 외질보다 더 중요한 영입으로 평가받았고, 체흐가 타고난 승리자라는 평을 들었다는 점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몹시 흥미롭다. 일곱 명의 전문가들은 체흐의 영입이 아스날의 우승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거라고 칭찬했다. 체흐가 두 시즌 동안 아스날에서 평균 이상의 선방률을 보여주긴 했지만 결국 아스날은 우승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체흐의 선방률은 하락했다. 지난 6년만에 처음으로, 그는 기대 실점보다 많은 골을 내줬다. World in Motion의 데이터 분석가이자 골키퍼 전문 분석관인 샘 잭슨은 체흐의 최대 강점이 슛을 미리 차단하는 데 있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지난 시즌 체흐의 선방률이 '딱 평균'이라고 말했다. (인터셉트나 크로스를 차단함으로써 미리 상대의 슛 시도 자체를 막아버리는 것을 슛 차단이라고 부름)



     

     

    아스날에서 체흐가 당면한 또다른 문제는, 베른트 레노다. 그는 이번 여름 £19.3m의 이적료로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건너왔다. 케파나 알리송처럼 엄청난 이적료가 들진 않았으나 레노는 골키퍼 역사상 여덟 번째로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골키퍼 이적료 탑 텐에 드는 다른 선수들은 당연히 팀의 No.1이었고, No.1으로 뛰고 있다. 에메리가 공개적으로 체흐의 선발을 보장했지만 결국 레노가 에메리의 축구에 더 잘 들어맞을거라는 관측이 많다.


    잭슨은 체흐의 발밑이 형편 없다는 건 부당한 의견이라고 주장한다. "맨시티 전에서 최고의 경기를 펼치진 못했지만, 체흐는 공을 보내는데 있어서 평균 이상의 능력치를 갖고 있어요. 대부분 골키퍼들은 던지기로 팀원에게 공을 보냅니다. 매치 오브 더 데이의 한 장면을 장식하는 장면은 아니지만 체흐는 그 방면에서 세계 최고에요." 잭슨은 공을 던지는 능력만 놓고 보면 체흐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6~8위 정도는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체흐 앞에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이 있다. 첫 번째는 체흐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동료에게 패스하는데 능숙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후방에서 빌드업을 하는 팀의 골키퍼는 반드시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고 패스를 성공해야 한다. "인 플레이 상황에서 발로 패스하는 건, 체흐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입니다. 다른 능력치에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이 부분은 체흐의 약점이라 할 수 있어요." 2009-10 시즌 빅 6 팀의 골키퍼들의 평균 패스 성공률은 52.7%였고, 체흐의 패스 성공률은 58.1%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탑 클럽들의 패스 성공률이 올라갔다. 지난 시즌 탑 6 골키퍼들의 패스 성공률은 70.7%였고 체흐의 성공률은 65.4%였다.

    두 번째 산은 체흐의 경쟁자가 패스에 능하다는 것이다. 잭슨은 "레노는 골키퍼 중 탑 클래스의 패서입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그는 매끄럽게 패스를 성공시켜요. 던지기도 능하고 손으로 공을 띄우고 차는데도 능하며, 발밑이 좋습니다. 공을 잡고 있을 때 실수를 거의 범하지 않아요. 공을 분배하는 면에서, 레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에데르송 다음 가는 골키퍼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노의 선방 능력에는 분명한 단점이 존재한다. 사실 몇몇 통계는 그가 지난 일곱 시즌 동안 기대 실점보다 더 많은 골을 내줬다고 말한다. 그러나 질문을 하나 던지자면, 그게 요즘 같은 시대에서 중요한 흠이 되냐는 것이다. 잭슨은 자신의 모델에 따르면 에데르송이 지난 시즌 기대 실점보다 많은 실점을 했다고 한다. 몇몇 팀들은 골키퍼가 방패가 되기 보다는 예리한 메스가 되길 원한다. "공을 잘 뿌리는 골키퍼가 선방을 잘하는 골키퍼보다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을 더 많이 점유하고 공을 더 잘 분배함으로써 상대가 슛을 덜 하게 만들 수 있다면 골키퍼가 선방 능력이 엄청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잭슨이 말했다.

     

     

     



    그리고 지금 체흐는 인내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제 체흐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체흐의 나이, 레노의 존재, 그리고 변화하는 축구의 흐름... 이제 축구는 더 이상 골키퍼에게 고독한 독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제 골키퍼는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체흐의 드럼이 내는 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있다.

    체흐는 맨체스터 시티 전에서 측면으로 패스를 보내려 했으나 자책골을 기록할 뻔 했다. 지난 아홉 시즌 동안은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들의 평균 패스 성공률보다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두 시즌 동안 체흐의 패스 성공률은 평균보다 떨어졌다. 이렇게 된 데에는 체흐의 폼이 떨어졌기보다는,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와 위르겐 클롭의 리버풀이 구사하는 축구의 영향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지난 시즌 체흐의 패스 성공률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지만 빅 6 골키퍼들의 평균보다 5% 떨어지는 수치였으니.
  • 추천하기 7
  • 트위터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아스날 FC| |
      • 흥미롭네요
        잘봤습니다
      • 추천
      • AS로마| |
      • 에고 체흐랑 레노 퓨전이라도 시켜야하는건지 ㅋㅋㅋ

        에메리는 전 팀에서 팀기강 문제로 고생한터라 좀 기강을 세울려고 체흐 뽑는 거 같은데 여러모로 고생이네요.
      • 추천
    • ( / )
* 인기 게시글

NO 제목 작성자 추천 작성일 조회수
156 칼럼- 아스날 현재 모습 플루크인가? AS로마치즈돈까스 17 2018.10.28 704
155 [칼럼]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위기 바르셀로나발베르데감독님 10 2018.10.08 358
154 [SAA}로마는 라치오와의 데르비 델라 카피탈레에서 3점을 얻을 자격이 있다. AS로마치즈돈까스 1 2018.10.02 192
153 [WATA]이워비는 어떻게 이번 시즌 우나이에메리 밑에서 주연이 되었는가? AS로마치즈돈까스 3 2018.10.02 699
>> [Times] 볼-플레잉 골키퍼들의 시대에 체흐의 자리는 없다 첼시 FCClaude Makelele 7 2018.08.17 453
150 카운터 프레싱- 아리고 사키,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의 차이점 AS로마치즈돈까스 10 2018.08.02 649
149 번역-이적생분석, 장 미셀 세리의 능력은 풀햄에 안성맞춤이다. AS로마치즈돈까스 4 2018.08.01 382
148 번역-파비뉴는 리버풀에 무엇을 가지고 오게 될 것인가? AS로마치즈돈까스 5 2018.08.01 563
147 번역-이적생분석, 시티의 득점력을 강화시켜줄 마레즈 AS로마치즈돈까스 4 2018.07.31 370
146 번역-이적생 분석, 데헤아의 라이벌이 될 남자 알리송 AS로마치즈돈까스 10 2018.07.30 709
145 번역-이적생분석, 뉴캐슬의 경기주도권을 찾기위한 기성용 영입 AS로마치즈돈까스 3 2018.07.30 868
144 번역-이적생분석,네베스에게 완벽한 파트너가 될 무팅요 AS로마치즈돈까스 2 2018.07.29 320
143 번역-이적생 분석,히찰리송의 속도와 파워는 에버튼을 끌어올릴것이다 AS로마치즈돈까스 2 2018.07.29 299
141 번역-이적생분석,첼시의 템포를 끌어올릴 남자 조르지뉴 AS로마치즈돈까스 2 2018.07.29 383
140 번역-이적생 분석,토레이라를 통해 빠진 고리를 메운 아스날 AS로마치즈돈까스 5 2018.07.28 331
139 번역-이적생 분석 아스날에 장기 이익이 될, 과감함과 결단력의 레노 AS로마치즈돈까스 3 2018.07.28 407
138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 아스날 FC존못을보고짖는개 3 2018.07.22 266
135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G,H조 분석 메츠우주미키 6 2018.06.13 496
134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E,F조 분석 메츠우주미키 7 2018.06.13 537
133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C,D조 분석 메츠우주미키 7 2018.06.13 468
132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A,B조 분석 메츠우주미키 17 2018.06.13 1017
130 '우나이 에메리- 엘마에스트로"의 저자 로마인 몰리나와의 독점인터뷰 AS로마치즈돈까스 3 2018.06.07 380
128 The Tacticalroom- 에메리와 심층인터뷰(2) AS로마치즈돈까스 16 2018.06.05 885
127 The Tacticalroom- 에메리와 심층인터뷰(1) AS로마치즈돈까스 14 2018.06.05 994
126 헤타페 17-18시즌 결산(스압) 헤타페헤타페 8 2018.05.11 627
1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