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시울 붉힌 신진호, “울산에서 행복했어, 고맙고 죄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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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신진호(32)가 울산 현대와 작별했다.

포항 스틸러스 유스 출신인 신진호는 2년 전 라이벌 울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스틸야드에서 친정에 비수를 꽂은 후 ‘경례 세리머니’로 포항 팬들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다. 울산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고, 지난해 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다. 울산 팬들에게 영원히 사랑받을 줄 알았던 그가 팀을 떠나게 됐다.

신진호는 지난 11일 오후 울산 동구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김광국 단장을 포함한 사무국 직원들과 인사를 했다. 경비 아저씨에게 “아버지 저 가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촬영했다. 주장 이모, 관계자들에게 살갑게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현장에 있던 고명진은 신진호에게 “지금 가는 거야? 이제 적으로 만나겠네... 살살해”라고 웃었다. 이청용은 “제주도(포항 전지훈련지)로 가? 조금 더 쉬고 가지”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략

신진호는 “울산에 왔을 때 팬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힘든 순간보다 따뜻했던 순간이 많았다. 주신 사랑이 큰 힘이 됐다. 울산에서 2년 동안 준우승 세 번, 우승 한 번을 했다. 나쁜 성적이라 생각 안 한다. 팬들 응원 덕에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ACL 우승 영광을 안았다. 지나고 보니 마지막에 팬들에게 큰 선물을 드렸지만, 한편으로 준우승 때문에 힘들었을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 후 마음을 추스른 뒤 “우승 이후 팀을 떠나 마음이 아프다. 고맙고 죄송하다. 2년 동안 쌓은 경험과 추억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 어디서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작별을 고했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새 판을 짜고 있다.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과 작별했다. 신진호의 경우 다수 팀이 러브콜을 보냈다. 영남대 시절 은사인 김병수 감독의 강원FC, 제주 유나이티드와 연결됐다. 포항도 뛰어들었다. 신진호의 선택지는 친정 포항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자신이 은퇴하기 직전 신진호에게 등번호 6번을 물려주며 직접 후계자로 지목했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다. 울산 팬들 입장에서는 ‘왜 하필 포항이냐’고 분노할 수 있다.

이에 신진호는 “여러 팀이 내게 관심을 표했다. 나를 가장 원하고 진정성을 보여준 팀이 포항이었다. 울산 팬들에게는 죄송하다. 울산과 포항은 K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라이벌 관계다. 울산에서 포항으로 돌아가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결정을 한 다음에 다른 생각을 안 했다. 나는 포항 출신이고 언젠가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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