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0:2 라서...라리가 꾸레경기 중계해주시는 준희옹께서 경기때마다 한두번씩 하시는 말씀이
바르사는 본인들과 비슷한 실력의 팀들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친다
그래서 사실 저도 코파는 탈락이겠거니 생각하며 봤읍니다.
세비야가 완전히 내려앉아 잠그며 플레이하지는 않더군요? 세비야가 바르사 공격 끊고
역습 뛸 때마다 가슴이 철렁 했읍니다.
완전히 내려앉아 잠그진 않았지만 수비력은 좋더군요. 메시도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공격작업이 쉽지 않아보였읍니다.
전반 12분만에 뎀벨레가 뜬금포 득점으로 1:0, 그렇지만 그 후로 득점 무소식...
오히려 70분 세비야에게 pk를 내줬으나 바르사의 수호신 테어 갓테겐이 완벽히 방향을 읽고
공을 잡아내며 바르사를 구해냄....이 때 첫 번째 소리지름...ㅋㅋㅋ
정규시간 90분이 다 끝나고 추가시간 4분, 이쯤 되면 뭐 게임 끝났네, 생각하며 그만볼까 하던중
94분에 피케의 천금같은 헤딩골...두 번째 소리지름ㅋㅋㅋㅋ
완전히 기세를 탄 꾸레들, 연장전 95분 브레이스웨이트의 다이빙헤딩이 골키퍼 다리 사이로 통과하며
세 번째 득점...저도 세 번째 소리지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남은 시간동안 볼 소유권을 잘 지키며 1,2차전 최종 스코어 3:2로 바르사 승리,
2년만에 코파 결승 진출했읍니다...ㅋㅋㅋ
며칠 전 리그경기에서 세비야를 상대로 352 포메이션을 가동한 쿠만 감독이 이번에도 똑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역시 좋아보이더군요. 특히 오른쪽 풀백과 센터백을 겸하는 밍게사 선수가
진짜 물건입니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데스트에 밀리지 않는 주력, 준수한 몸싸움, 거기에
수비적인 안정성까지...앞으로 꾸준히 경험치를 멕여주면 피케가 은퇴해도 그 공백을 어느정도
메꿔줄 수 있을 것 같읍니다.
테어 갓테겐...경기 보는 내내 오늘 킹오브더매치는 갓테겐이다 생각했는데 경기 끝나고
갓테겐이 인터뷰 하더군요 역시나ㅋㅋㅋ
진짜 수호신 입니다...그저 빛...
랑글레는 중요한 순간에 은근히 핸드볼을 많이 범하더군요. 오늘 경기에서도 박스 안에서
핸드볼이 나왔으나 심판은 var 판독 후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렸읍니다. 사실 랑글레가
손으로 공을 건드렸다기보단 공이 날라와 손에 맞았고 고의성이 없긴 했지만, 어쨌든 경기마다
랑글레한테서 이런 아찔한 장면이 한 번씩은 나오네요.
오른쪽 윙백으로 나온 데스트, 지난번 세비야와의 리그경기때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우측면 돌파를
시도했으나 오늘은 성공한 돌파보다는 뇌절성 돌파가 많더군요. 결국 후반전에 교체되어 나가고
바르사는 다시 포백으로 전환했읍니다. 데스트가 못해서 뺏다기보다는 전술적 변화 측면에서
나간걸로 보이는데, 아무튼 오늘은 뇌절성 돌파가 좀 많았네요.
부슼...애증의 선수...그렇지만 오늘처럼 바르사가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플레이하는 경기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이 있읍니다. 뭐랄까, 20대 청년들과 50대 아저씨들의 조기축구에서
뒤뚱뒤뚱 느릿느릿 아저씨가 발재간 한 두번으로 청년들을 제끼고 여기저기 쭉쭉 찔러주는 느낌?
프렝키 데 용, 이 선수를 데려온 것보다 더 성공적인 영입이 향후 몇 년 내로 과연 나올까 할 정도로
데용은 진짜 바르사가 잘 데려왔읍니다. 얘 한 명 있는 것만으로 괜히 든든해요. 또 실제로
기대한 만큼 해주기도 하구요. 후반전 피케가 잠시 부상으로 나갔다 들어오는동안 데용이 바로
센터백으로 내려가서 피케 빈자리를 메꿔주기도 하고, 수비, 공격전개작업, 뭐 하나 빠지는 곳 없이
두루두루 잘해줍니다.
뎀벨레는, 전반 12분 박스 왼쪽에서 몇 번 접고 감아때린 슈팅이 골대 왼쪽 상단으로 꽂히며
득점에 성공했는데, 이 골로 자신감을 오지게 끌어올렸는지 슈팅을 뻥뻥 잘 때리더군요.
다만 영점이 전혀 안잡힌듯한 홈런볼...뎀벨레는 볼 때마다 다듬어지지 않은, 세공이 필요한
보석 같읍니다. 달리기도 엄청 빠르고, 양발잡이에, 나이도 어린데...얘를 빼자니 측면에서 얘처럼
쭉쭉 빠르게 달리면서 수비진을 흔들 애가 없고, 선발로 넣자니 기대값에 못미치고...
오늘 메시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도 못했고, 킹오브더매치에 선정되지도 못했읍니다. 그렇지만
만약 메시 이름 가리고 오늘 경기를 봤다면, '오오 저 10번 저 선수가 플레이메이커네 잘한다' 라고 했을겁니다.
이제 나이가 들었기때문에 예전처럼 혼자 4-5명 제끼고 박스 안까지 뚫고 들어가서 득점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수비 1명 정도는 쉽게 제껴버리고 여전히 위협적인 선수입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꾸레의 재미있는 경기를 봤읍니다. 이런 기세로 챔스 2차전 psg 원정도...
는 전혀 기대 안함 ㅠㅠ

사진설명 : 지난 1차전 세비야의 2:0 승리 후 세비야 공식 트위터가
세비야는 챔스 16강으로, 바르사는 유로파따리ㅋㅋㅋ 라며 조롱하는 트윗을 올렸는데
오늘 경기 후 바르사 공식 트위터가 세비야의 이 트윗을 리트윗하며
축구는 존중입니다. 잘자요! 라며 반격함